난바역에서 구글맵으로 오사카 난바 우동맛집을 검색하면 두 곳이 뜬다. 하나는 이름부터 ‘난바우동’인 집이고, 다른 하나가 텐세이(天政)다. 처음엔 이름값을 믿고 난바우동부터 갔는데, 솔직히 내 입맛엔 별로였다. 다음 날 찾은 곳이 여기, 텐세이였다. 여기는 반드시 현금 1000엔과 동전몇개를 준비해서 가야하는집이다. (오직 현금결제)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달랐다. 카운터에 앉은 사람들이 시킨 그릇만 봐도 맛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뒤로 난바에서 우동이 생각나면 무조건 여기다. 가게 노란 현수막에는 「安くて・早くて・うまい」(싸고, 빠르고, 맛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이 세 단어가 이 집을 정확히 요약한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몇십 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온 노포라는 점도, 처음엔 몰랐지만 다니다 보니 알게 된 부분이다.
ㄷ자 카운터와 내가 항상 앉는 자리
카운터는 ㄷ자 모양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자리에 앉으면 주방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의자는 대략 13개 정도. 바쁜 시간대엔 5분쯤 기다릴 때도 있지만, 회전이 워낙 빨라서 오래 기다린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갈 때마다 앉는 자리는 정해져 있다. 에어컨 바로 밑자리다. 재밌는 건 그 바로 뒤에 화장실이 있다는 것 — 가게가 워낙 작아서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외였는데, 나도 한동안 모르고 다녔을 정도다. 직원한테 물어봐야만 알려주는, 나름 숨겨진 디테일이다.
메뉴판도 코팅된 사진 메뉴판이 아니라, 벽에 그대로 붙인 긴 종이 한 장이다. 얼음물은 셀프서비스로, “냉수는 셀프서비스입니다”라는 손글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가게 밖 메뉴판에 일본어뿐 아니라 중국어·한국어 표기도 함께 있다는 것 — 이미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알려진 곳이라는 신호다.
뭘 시켜야 할까 — 메뉴와 가격
메뉴 구성은 단순하다. 우동 아니면 소바, 그리고 밥 사이드 몇 가지가 전부다. 가장 기본은 카케우동(かけうどん, 280엔)으로, 가쓰오부시와 다시마로 우린 맑은 국물에 파만 올라간다. 간토식보다 가볍고 단맛이 도는 전형적인 간사이 스타일 국물이다.
오사카 키츠네우동 맛집을 찾는다면 여기서도 시작해볼 만하다. 처음 방문한다면 키츠네우동(きつねうどん, 340엔)을 추천할 만하다. 간장에 달게 조린 큼직한 유부가 국물 위에 얹혀 나오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우동 메뉴다. 더 배가 고프다면 스태미나 텐푸라우동(スタミナ天ぷらうどん, 440엔) — 튀김과 날달걀이 함께 올라가는 메뉴로, 500엔이 채 안 되는 가격치고는 든든하다. 밥이 당긴다면 오사카식 혼합밥인 카야쿠고항(かやくご飯, 240엔)을 곁들이면 된다.
오사카 니쿠우동 맛집을 찾는다면 내 대답은 정해져 있다. 내가 항상 시키는 건 니쿠우동(肉うどん, 620엔)이다. 곱빼기에 밥 추가, 그리고 네기(파)를 많이 달라고 하면 정말 수북하게 올려준다. 여기에 고추가루까지 뿌려 먹으면,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 이만한 우동집이 없다.
| 메뉴 | 가격 |
|---|---|
| かけうどん 카케우동 | 280엔 |
| きつねうどん 키츠네우동 | 340엔 |
| 天ぷらうどん 텐푸라우동 | 380엔 |
| スタミナ天ぷらうどん 스태미나 텐푸라우동 | 440엔 |
| カレーうどん 카레우동 | 490엔 |
| 肉うどん 니쿠우동 | 620엔 |
| かやくご飯 카야쿠고항 | 240엔 |
| 各種大盛り 곱빼기 업그레이드 | +120엔 |
면 양이 부족할 것 같으면 어떤 메뉴든 120엔을 더 내고 곱빼기로 바꿀 수 있다. 카케우동을 곱빼기로 시켜도 400엔이 채 안 되니, 예산이 빠듯한 여행자에게는 이쪽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참고로 카레우동(490엔)은 진하고 걸쭉한 일본식 카레 국물을 우동에 부어내는 메뉴로, 다시 국물 계열과는 완전히 다른 맛을 원할 때 고를 만하다.
기본 카케우동부터 니쿠우동까지, 메뉴판에 붙은 사진만 봐도 국물 색과 고명이 한눈에 비교된다. 처음 방문한다면 사진을 참고해 미리 뭘 시킬지 정해두면 주문이 한결 수월하다.
오사카 난바 우동맛집 텐세이, 가는 방법과 팁
도톤보리 관광가에서 살짝 벗어나, 화려한 브랜드 매장이 늘어선 신사이바시 방향이 아니라 좁고 오래된 상점가 쪽으로 들어가야 텐세이를 찾을 수 있다. 난바역(미도스지선, 센니치마에선, 킨테츠, 난카이선 환승 가능)에서 도보 5~8분 거리다. 정확한 위치는 구글맵스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가장 중요한 건 결제 방식이다. 텐세이는 현금만 받는다. 카드도, 교통카드도 안 된다. 방문 전에 편의점 ATM에 들러 1,000엔 정도를 동전과 소액권으로 준비해두는 게 좋다. 점심시간엔 카운터가 꽉 찬다. 그래서 나는 보통 오후 2시쯤 간다 — 그 시간대가 한산하면서 원하는 자리에 딱 앉을 수 있는 타이밍이다.
500엔 이하로 한 끼를 해결하면서 오사카 사람들이 실제로 점심시간에 줄 서는 곳을 경험하고 싶다면, 난바에서 이만한 선택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관광가 근처 식당들이 대체로 관광객 물가에 맞춰져 있는 걸 생각하면, 280엔짜리 카케우동은 오사카 물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준점에 가깝다. 오사카 우동맛집을 현지인 추천 기준으로 찾고 있다면, 관광객보다 현지 손님이 많은 이런 가게가 더 정확한 답에 가깝다. 도톤보리 관광을 마치고 한 블록만 더 걸어볼 이유가 있는, 오사카 도톤보리 우동맛집 근처의 숨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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