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젖혔더니, 산 전체가 벚꽃이었다. 마을 아래에서는 절대 안 보이는 각도였다. 오사카 온천 추천 글을 몇 개 찾아봤을 때도 아리마 온천은 늘 1순위였는데, 막상 가보기 전까진 왜 그런지 몰랐다. 이번에 벚꽃 시즌에 1박으로 다녀온 후기를 정리한다. 료칸, 온천, 카페까지 실제로 겪은 순서 그대로 적었다.
📋 한눈에 보기
🏨 숙박 — 아리마 온천 월광원 유게츠산소 (위치 보기)
🌸 시기 — 봄 벚꽃 시즌 1박
♨️ 온천 — 대욕장 + 노천탕 (금탕, 마을 전경 조망)
🚃 교통 — 오사카 우메다에서 한신버스 직행 약 1시간

오사카 온천 추천에 아리마 온천이 빠지지 않는 이유
아리마 온천은 10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꼽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직접 재건까지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역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특징은 원천이 두 종류라는 것. 철분과 염분이 섞여 붉은 갈색을 띠는 금탕(金の湯), 그리고 탄산과 라듐 성분의 무색 은탕(銀の湯)이다. 오사카 시내에도 온천 시설은 많지만, 원천 자체가 두 가지로 나뉘는 곳은 흔치 않다. 그래서 오사카 온천 추천 리스트에 아리마가 늘 끼는 것 같다. 일본 3대 온천으로 묶이는 것도 이 동네 특유의 진한 철분 온천수 때문이라고 한다.
오사카에서 벗어난다는 게 사실 부담일 수 있는데, 막상 가보면 그렇게 멀지도 않다. 다만 시내처럼 당일치기로 후딱 다녀오는 곳이라기보단, 하루 정도 시간을 비우고 느리게 걷기 좋은 동네였다.
오사카에서 아리마 온천 가는 법
오사카 우메다에서 한신버스 직행이 가장 편하다. 약 1시간이면 도착한다. 전철로 가려면 오사카역에서 고베 산노미야역까지 이동한 뒤, 고베전철로 환승해서 아리마온센역까지 가는 경로다. 환승이 한 번 더 붙는 만큼 시간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걸린다. 짐이 많다면 버스, 갈아타는 재미가 있으면 전철 쪽을 추천한다. 역에서 료칸까지는 대부분 걸어서 10분 안팎이라, 짐 캐리어를 끌고 가도 크게 힘들진 않았다.
노천탕에서 본 벚꽃 마을 전경 — 월광원 유게츠산소
묵은 곳은 월광원 유게츠산소다. 대욕장과 노천탕이 따로 있는데, 노천탕이 진짜였다.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라, 봄에 가면 산 전체를 덮은 벚꽃나무들이 그대로 보인다. 산꼭대기 쪽 벚꽃은 마을 아래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각도인데, 탕 안에 앉아서 그걸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말이 없어졌다. 온천은 봄이랑 가을이 제일 좋다고 하는데, 이번에 봄에 가보고 나서야 그 말이 이해됐다.
료칸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다다미방에 창밖으로 산줄기가 그대로 보이고, 로비 라운지는 통유리라 낮에는 볕이 잘 들었다. 방에는 네스프레소 머신이랑 미니 냉장고가 따로 있어서, 온천 다녀와서 방에서 커피 내려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수건이랑 유카타는 바구니에 미리 정리되어 있었고, 온천 들어갈 때 그냥 챙겨 나가면 되는 구조라 준비 과정이 번거롭지 않았다.
1박이라 짧게 머물렀는데, 다음엔 2박으로 여유 있게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천탕에 몸을 담근 시간 자체는 길지 않았는데도, 그 풍경 하나로 여기까지 온 값은 충분히 했다는 느낌이었다.
유모토자카 카페에서 마신 아리마 사이다
료칸에서 나와 유모토자카 거리를 걸었다.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 좁은 골목인데, 삼거리에 정면으로 보이는 카페가 있어서 이름도 모른 채 그냥 들어갔다. 여기서 마신 게 아리마 사이다다. 유리잔에 그려진 캐릭터가 “有馬温泉”이라고 적힌 로고랑 같이 있는 걸 보니 이 동네 한정판인 듯했다. 맛이 여러 개 있었는데 레몬을 골랐다. 일반 카페 사이다보다 확실히 탄산이 강했다 — 레몬이라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커피도 같이 시켰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초콜릿 바나나 와플을 하나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초코 시럽을 두른 위에 바나나가 통째로 올라간 구성이었다.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둘이 먹기에 딱 좋았다. 이름 모르는 카페였는데도 그날 오후는 그걸로 충분했다.



돌담길은 생각보다 좁았다. 양쪽으로 오래된 목조 가옥이랑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서, 한여름에 가도 이 길만큼은 시원할 것 같았다. 경사가 있는 골목이라 걷다 보면 은근히 숨이 차는데, 그 덕에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고 마을을 내려다보게 된다. 관광지 특유의 번잡함은 없고, 그냥 동네 산책하는 기분에 가까웠다.
밤이 되니 마을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산자락을 따라 온천 호텔들 불빛이 켜지는데, 낮의 조용한 골목이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료칸 창밖으로 그 불빛을 보면서, 낮에 봤던 벚꽃 산과 같은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상이 바뀌었다.

다시 간다면
다음엔 가을에 가보고 싶다. 봄에 벚꽃으로 이 정도였으니, 단풍 시즌 노천탕도 궁금하다. 1박으로는 살짝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라 다음엔 2박으로 잡을 생각이다. 유모토자카 거리도 반나절은 더 둘러볼 여지가 있어 보였는데, 이번엔 카페 하나 들르고 바로 료칸으로 돌아왔던 게 조금 아쉽다.
온천 다녀온 김에 몸이 개운해서 그런지, 오사카 시내에서 받은 도톤보리 마사지도 다시 생각났다. 온천이랑 마사지, 둘 다 몸 풀러 가는 거라 궁합이 나쁘지 않다. 오사카 온천 추천을 찾고 있다면, 아리마까지 하루 정도는 비워서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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